남북한 민족이 하나가 되어가는 느리지만 “거보”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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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호 기자 (wnddkd9449@hanmail.net)
남북 두 정상은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눴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감독위원회(당시 체코, 폴란드, 스위스, 스웨덴)가 임무 수행을 위해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습지 위에 만들어진 다리다.
도보다리는 비가 많이 올 땐 물골이 형성돼 멀리 돌아가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1953년과 1960년 사이에 설치되었다.
과거 유엔사가 ‘풋 브리지’(Foot Bridge)라고 부르던 것을 번역해 ‘도보다리’라고 부릅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원래 일자형이던 ‘도보다리’를 T자형으로 만들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곳까지 연결하였다.
군사분계선 표식물은 임진강 하구 0001호에서 시작해 동해안 마지막 1,292호까지 200미터 간격으로 휴전선 155마일, 약 250킬로미터에 걸쳐 설치되어 있다. 도보다리 확장 부분에 있는 군사분계선 표식물은 101번째다. 설치 당시에는 황색 바탕에 검정색으로 ‘군사분계선’, ‘0101’이라고 표기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녹슬어 있는 상태다.
남북 분단의 상징이었던 군사분계선 표식물 앞까지 양 정상이 함께 산책을 했다는 것은 자체로 의미가 있다. 특히 남북 정상은 배석자 없이 단 둘이 앉아 30⁓40분 정도 담소를 나누었다. 이는 사실상 단독회담으로 ‘도보다리’가 ‘평화, 새로운 시작’의 역사적 현장이 된 셈이다.
이번 ‘도보다리’ 산책은 우리 측이 도보다리 너비를 확장하는 등 정성들여 준비하자 북측이 적극적으로 화답해 성사되었다. 두 정상은 담소를 나눈 후 ‘도보다리’ 길을 다시 걸어 평화의 집으로 이동했다.
문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