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모의재판 열어 ‘안중근은 무죄’ 판결하기도

기자명 문철호 기자 (wnddkd9449@hanmail.net)

전남통일희망열차학교 중국 현지 안중근 의사 모의재판(3).jpg

유라시아 대장정에 나선 2019 전남통일희망열차학교 학생들이 중국 내 대표적인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인 하얼빈과 뤼순 감옥, 관동법원 등지에서 안중근 의사 의거 등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출발한 전남통일희망열차학교 학생들은 25일 하얼빈을 거쳐 27일 오후 중국 뤼순에 도착, 관동법원과 뤼순감옥을 찾아 항일 독립 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했다.

뤼순은 조선의 독립을 위해 일본에 항거했던 안중근, 신채호, 이회영 등 많은 우국지사들이 옥고를 치르거나 순국한 장소이다. 전남 학생들은 이곳 뤼순 감옥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도마 안중근의사를 비롯한 많은 독립지사에 대한 참배행사를 가졌다.

이날 참배 행사는 안중근의사 유언 낭독과 헌화, 헌시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신채호, 이회영 등 우국지사들에 대한 참배도 함께 했다. 학생들은 이 자리에서 우리의 다짐을 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안 의사와 우국지사들의 뜨거운 조국애와 민족애를 이어받아 희망찬 통일 조국의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학생들은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각자의 소감을 발표하며, 안중근 의사가 주창하던 동양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안 의사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참배 행사를 갖기 전 학생들은 안 의사가 여섯 번의 재판을 받고 1910214일 사형선고를 받았던 일본관동법원구지로 이동해 안 의사가 실제 재판 현장인 고등법원에서 당시 재판을 재현한 모의법정을 열었다. 학생들은 배심원 토론을 통해 당시 재판의 모순점을 밝히고 안 의사가 무죄임을 선언했다. 모의법정은 안중근 의사 역할과 3명의 판사, 2명의 변호사, 검사 2, 증인 3, 배심원 3명 등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안 의사 역할을 맡은 이지성 군은 최종 변론에서 이토는 대한의 독립주권을 침탈한 민족의 원흉이며 전쟁을 일으켜 동양 평화를 교란한 자로 규정하고 조선 의병 참모중장의 신분으로 총살 한 것이라며 의거의 정당성을 당당히 주장했다. 끝으로 판사의 무죄 판결이 이어지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로써 모의법정은 안중근 의사가 무죄임을 만천하에 알려 지켜보던 통일열차학교 참가자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모의법정토론은 110년 전 안중근 의사에 대한 재판이 잘못됐음을 알리고 조선의 형법에 따라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안중근 의사의 불굴의 의지와 강한 애국심을 재조명했다.

학생들은 앞서 25~26110년 전 안중근 의사 의거 현장인 하얼빈 역사를 방문해 그날의 뜨거웠던 숨결을 느꼈다.

지난 24일 오전 도교육청에서 출정식을 갖고 장도에 오른 전남통일희망열차학교는 오는 89일까지 1617 일정으로 중국, 백두산, 러시아 등을 탐방하며 항일 역사를 되짚고 통일 희망을 찾는 시간을 갖고 있다.

학생들은 8명씩 10 반으로 나눠 반별 지도교사와 함께 독서토론, 안중근 의사 기념관 등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 고려인 마을 봉사활동, 자치회 운영을 통한 자치활동, 국제 상호 문화교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철호 기자